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고급 유기농 매장 에레원에서 김치가 올리브·독일식 절임양배추와 나란히 진열됐다. 유기농 원재료로 소개된 한국 김치가 이제 미국 주류 유통의 한 칸을 차지했다.
코스트코·트레이더조·랠프스까지 들어갔다
코스트코와 홀푸드마켓의 비건 코너에서는 CJ와 대상의 김치를, 트레이더조에서는 자체 브랜드(PB) 김치를 찾을 수 있다. 랠프스는 냉동 매대 한 곳을 ‘아시안 코너’로 묶어 김치와 떡볶이를 함께 배치했다. LA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한 교민은 “이제 코리아타운까지 가지 않아도 다양한 한국식 김치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통계도 방향이 바뀌었다. 월 단위로 미국향 김치 수출량이 6월 1,760.5톤을 기록해, 1년 반 동안 1위였던 일본(1,629.2톤)을 처음 앞질렀다. 지난해 김치 수출국은 처음으로 100개국을 넘겼고, 대기업 중심이던 수출 주체도 봉화·순천 등 지자체 지역 김치로 넓어졌다.
FTA가 만든 관세 격차
관세가 결정적 배경이다. 2012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11.2%였던 김치 관세는 즉시 0%로 사라졌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부과한 뒤에도 한국산은 경쟁국 중국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았다.
다만 절대 규모에서는 격차가 크다. S&P의 무역통계 서비스 GTA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김치 수출은 연 약 1억 7,000만 달러로 전체의 20~30%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산 비중은 2~3%에 그친다. 업계는 관세에도 여전히 중국산이 더 저렴하다고 본다.
2억 달러 눈앞 — ‘초저온’ 수출 기술까지
김치 수출액은 2024년 1억 6,357만 달러, 2025년 1억 6,442만 달러로 2년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조만간 2억 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출 대상국 5위 안에 드는 미국·캐나다·호주·네덜란드는 모두 한국과 FTA를 맺은 나라다.
장거리 수출의 고질적 약점인 품질 저하를 잡는 기술도 나왔다. 연구진은 섭씨 영하 4.5도를 하한으로 하는 초저온 제어 알고리즘을 적용해 김치를 4개월간 얼리지 않고 보관하는 데 성공했다. 4도 냉장과 비교해 4개월 뒤 산도와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각각 50%, 60% 낮았고 맛은 갓 담근 김치와 차이가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부산신항을 10월 14일 출발해 뉴욕·뉴저지항으로 향하는 40피트 컨테이너에서 해상 실증에 들어갔다.
출처: ChosunBiz(2026-11-02) · ChosunBiz(2026-11-03) · Seoul Economic Daily(202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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